이반 데니소비치 수용소의 하루

저자
알렉산드르 솔제니친 지음
출판사
민음사 | 1998-09-3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이 작품은 작가가 직접 경험했던 노동수용소 생활의 하루 일상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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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름이 참 어렵다. 러시아 관련 책을 읽다보면 이름이 긴데. 또 짧게 줄여서 쓰기 때문에 더 헷갈린다. 그 두개를 막 혼용을 해서, 체호프 희곡을 읽을때도 어려움이 많았다.

요 책은 독서 계획에 없었으나 어느날 갑자기 반짝 나타나서 밤새 읽었다. 지금 읽고 있는 <속삭이는 사회>에서 언급이 되어 꼭 읽어봐야 계속 진행 할수 있을것 같아서 잠시 독서를 중단하고 이 책을 읽었다. 속삭이는 사회는 스탈린시대의 사람들 이야기인데, 그 시대 사람들, 특히나 공산당원들은 말 한마디 잘못해서, 심지어는 아무런 이유도 없이 강제 노동소로 유형지로 오년씩 십년씩 이십년씩 유형당했는데... 사실 이 책을 먼저 읽었다면 큰 틀은 이해하겠지만 세세한 이야기는 이해하지 못했을 수도 있겠다. 왜 십년 형기를 다 채우고 다시 십년을 받는지? 이해 할 수 없었을것이다. 실제로 <속삭이는 사회>에 등장하는 수만은 사람들은 십년을 형기를 채우고 다시 십년을 받기도 잠깐 풀려났다가 다시 잡혀가기도 총살을 당하기도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스탈린의 정신나간 숙청에 시달리며 살았다. 유형지에서 혹은 수용소에서 편지가 왜 중요한지 소포가 왜 중요한지도 <속삭이는 사회>를 보다보면 더 많이 이해 할 수 있다. <속삭이는 사회>는 수용소 얘기는 많이 나오지 않지만 그 시대 남겨진 가족들, 다시 만난 가족들,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어떻게 죽어갔는지에 대한 이야기라서 이 책을 읽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러니 이 책을 읽은 사람들은 <속삭이는 사회>도 읽어 볼 것을 권한다.

 

이 책은 읽는 내내 지루하지 않았다. 이렇게 말하면 웃긴데, 굉장히 암울한 이야기인데 몇몇 부분은 웃겼고 책장을 술술 넘어갔다. 이런 적이 전에 또 있었는데, 프리모 레비의 <이것이 인간인가>도 그랬었죠. 두 책은 공통점이 정말 많다. 암울한 수용소 이야기를 정말 냉정한 시점으로 이야기 한다는 점이 닮았다. 두 작가 모두 수용소를 경험했지만 어쩜 그렇게 냉정하고 마치 남의 이야기를 무심하게 하듯이 책을 쓸 수 있었을까? 싶기도 하다. 아마 보통 사람들(나를 포함)이 그런 경험을 하고 책을 썼다면... 정말 감정에 치우쳐서 쓰지 않았을까? 읽는 입장에선 그런 책은 읽기 무척 어렵다. 너무 감정적이라서 너무 어둡기 때문에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다. 암울한 얘기를 좋아할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도대체 인간의 가장 밑바닥을 경험한 이야기를 어떻게 맘 편하게 읽을 수 있겠는가?

 

어떤 부분에선 웃겼다. 상황들이... 소설이지만 충분히 가능한 일들이라서 허구로 느껴지지 않아야 하는데...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할까? 레비가 말한것처럼 수용소는 우리가 이해 못할 공간이다.(또 레비는 수용소를 증언을 해야 할 최선의 존재는 이미 다 죽었기에 우리는 수용소에 대해서 영영 이해 하지 못한다고 했다.) 그런데도 우리는 수용소를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완벽히 이해는 못해도 이런 좋은 책을 통해서 말이다.

 

길지 않은 이야기였다. 딱 수용소에서의 하루에 대한 이야기인데... 그 안에는 참 많은 것들이 담겨있다. 여기서도 레비의 물음처럼 도대체 인간이란 존재는 무엇인가? 왜 히틀러나 스탈린 같은, 일본의 제국주의자 같은 미치광이가 생겨나는 걸까? 물론 이런 의문은 책을 덮고 나서다. 일단 우리는 이반 데니소비치가 아침에 일어나서 잠들때까지의 이야기를 쫓아간다. 어느 부분에선 웃기기도 하다. 어느부분에선 나도 억압된 단체생활을 하며 느꼈던 공포감을 다시 상기시킨다. 어느 부분에선 이런 일이 가능한걸까? 의문이 생긴다. 한가지 분명한건 어느 시대에나 미치광이는 있으며 잘못된 제도도 있다는 것이다. 그건 없어지지 않는다. 문제는 그걸 모를 때, 알면서도 침묵할 때... 이런 비극이 발생한다는 것인데... 우리가 사는 세상도 그렇게 따지면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좀 암울하게 느껴질 때가 많다. 한동안 러시아 소설과 책을 더 읽어볼 생각이다.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5. 2. 6. 20: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