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을 쓰려고 하니 좀 힘든게, 너무나 유명한 작품이라 쓰기가 조심스럽긴 하네요. 근데 뭐 서평을 쓰려고 책을 읽은 건 아니고 일종의 생각 정리, 그리고 기록을 위해서 쓰는 거니깐 짧게 써야겠습니다.


일단 제가 읽은 건 민음사 판본인데... 뒤에 엄청나게 긴 해설이 포함 되어 있더군요. 사실 <노인과 바다>가 함의하는 주제는 뻔한건 아닌데... 우리 삶 자체를 은유하기 때문에, 이걸 말로 설명하기란 좀 어려운것 같습니다. 우리 삶이 그렇잖아요. 예측이 불가능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이 삶에서 버거운 사건을 늘 겪곤합니다. 사소하지만 우리는 늘 여러 도전을 해야 하고 좌절도 많이 하죠. 실패할까봐 겁이 나기도 하구요. 노인의 낚시 바늘에 물린 물고기를 생각해보면 명백하지 않습니까? 혼자서 감당하기 힘든, 거대한 물고기 말입니다. 결국은 노인은 실패한건지 아니면 그래도 성공했다고 봐야 하는 것인지? 그래서 애초에 낚시줄을 끊었어야 했는지? 우리는 결론을 쉽게 내기 어렵습니다. 삶이란게 그렇죠. 어쩌면 위대한 승리라던가 대단한 이란 수식어를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개개인의 인간들에게도 썩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사실, 저는 소설을 읽을 때 꼭 이렇게 은유한 것을 노골적으로 이해하진 않습니다. 그 시대에 그 공간에, 그 늙은 어부의 삶이 어땠는지를 그냥 지켜본거죠. 좋은 소설은 그런 면이 있더라구요. 뭔가 말하고자 하는게 있습니다. 그 메시지는 분명하기도 하고 불분명하기도하지만, 어쨌든 깊은 울림이 있죠. 그러면서 그게 전부는 아닙니다. 너무나 그럴싸해서 현실에서도 충분히 있을 법한 이야기로 잘 꾸며 놓죠. (소설은 허구이니깐요. 하지만 진실은 담아야 합니다.)

제가 놀란 점은 이 소설이 쉬지 않고 단번에 쓰여졌다는 겁니다. 소설은 시간이 변하는 부분이 있거든요. 대부분의 작가는 단락을 바꿔서 혹은 장을 나눠서 그것을 표현합니다. 생략된 부분이 있죠. 그것은 작가가 묘사할 필요가 없는 부분이기도 하고 혹은 필요에 따라 독자가 상상해야 하는 빈 공간들이죠. 시간이 흘렀다는 표시죠. 이 소설은 그런 부분이 없습니다. 첫 시작부터 끝 날 때까지 우리는 노인과 함께 계속 있는 기분이 들죠. 마치 영화라면 롱테이크로 첨부터 끝까지 찍은 느낌이 들더군요. 그럼에도 문장은 간결합니다. 지루하다는 생각도 들지 않구요.

책을 읽다보면 어느새, 우리는 노인과 함께 배를 타고 낚시를 합니다. 그러나 아무도 없이 혼자서 모든걸 해야 하죠. 낚시에 뭔가가 걸렸을 때, 그게 뭔지 누가 알겠습니까? 그저 어부는 그걸 낚으려고 노력하는거죠. 삶이 그렇지 않습니까? 거기에는 뚜렷한 목적이 있다기 보다는... 그것 자체가, 몽땅 목적이죠. 선도 악도 없구요. 보면 소설은 늘 삶을 은유하는 것 같아요. 제각각 다양한 방식으로 다양한 주제로 말입니다. <노인과 바다>도 마찬가지인데...... 마치 소설을 대변하고 있는 기분도 들더군요. 노인은 우리와 전혀 공통적인 면이 없는데도 어쩐지 많이 닮아 있지 않습니까? 그게 소설의 방식인것 같아요. 전혀 알지 못하는 것에서 어디선가 본듯한 것을 발견하게 하는거요.


개인적인 이야기지만... 저는 헤밍웨이를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아주 사소하고 웃긴 이유였지만요. 근데 첨 읽은 소설이 꽤 마음에 들어서 다른 소설도 읽어봐야겠다 싶네요. 어쨌든 짧은 서평을 마칩니다. 같이 읽기 동참하시는 분은 서평을 써주셔도 좋구요. 아니면 짧은 덧글로 대신하셔도 좋습니다. 물론 의무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안하셔도 되군요. 마칩니다.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6. 3. 15. 20:09

 

3월 책 시작합니다. 짧은 소설이니 뭐 읽기에 부담은 없네요. 가급적 서평을 써 보려고 합니다.ㅎㅎㅎ 꼭 쓰겠다는 말은 아니구요. 다 읽으신 분 중에서 서평을 올리실 분은 올려주시구요. 서평이 부담이면 이 게시물에 짧게 감상평 덧글로 달아주시면 좋겠습니다. 꼭 뭐 감상평이란게 정해져 있는 건 아니구요. 읽은 기념으로 잡담이라도 남겨 주세요.

그럼 함께 고전 읽기 시작합니다.

 

아참 그리고 4월 책 투표 안하신분들 꼭 해주세요!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6. 3. 1. 23:40

 

작명 센스가 없어서 죄송합니다.ㅠㅠ 암튼 앞서 말씀 드린 고전 문학 같이 읽기 한번 해보려고 합니다. 게시판 개설했고 3월부터 시작하려고 합니다. 3월 1일에 <노인과 바다> 공지를 다시 올리겠습니다. 참여는 자유고요. 아직은 구상중이지만 중간에 한번 벙개처럼 만나서 읽을 책들 두고 토론을 할 수도 있고요. 뭐 정기 독서모임 때 두서없이 얘기를 나눌 수도 있습니다. 팀블로그에 서평을 올리셔도 되구요. 덧글로 짧은 감상을 올리셔도 됩니다. 번역은 어떤 번역이든 상관없습니다. 책 리스트중에 <더블린 사람들>은 소설집이지만, 어떤 번역을 읽어도 수록된 단편이 같으니깐 상관없구요. 카프카의 경우 <변신>을 중심으로 읽으시면 될것 같습니다. 번역본마다 수록된 단편이 차이가 있겠지만요.

 

참여 방법에 대해서 논의를 더 해봐야겠지요. 카톡을 통해서 얘기를 나눌 수도 있구요. 혹은 앞서 말했듯이 중간에 벙개를 해서 만나서 토론할 수도 있구요. 독서모임 끝나고 잠깐 얘기할 수도 있구요. 근데 이 프로젝트는 꼭 토론을 해야 하는건 아니구요. 말그대로 고전을 읽는게 쉽지 않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동기부여의 목적으로 한다고 생각하시면 좋을것 같습니다. 거기에 만나서 책 이야기를 좀 할 수 있다면 더 좋을테구요. 암튼 이런저런 의견이나 건의사항 있으시면 카톡이든 팀블로그에서든 알려주세요.

 

3월 1일에 다시 공지 올리겠습니다.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6. 2. 26.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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