셈을 할 줄 아는 까막눈이 여자

저자
요나스 요나손 지음
출판사
열린책들 | 2014-07-1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단 한 권의 데뷔작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으로 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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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니, 내가 가장 많이 읽은 소설은 영미소설인것 같다. 그것도 장르소설이 아닐까? 그리고 그 다음이라면 한국 소설일테고, 북유럽의 소설은 거의 첨인가. 전에 한번 읽었던가? 그래서 그런지 몇가지 낯선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작가의 스타일 자체가 가볍게 접근하는걸 허용해서 그런지, 책장은 잘 넘어가는 편이며(실제 전자책을 읽었으므로 정말 책장을 넘기진 않았다. 이것도 관용어가 되는 걸까?) 가독성이 무척 좋았다.

사실 이 책을 읽은 동기는 독서모임 때문이다. 독서모임이 아니면, 읽을 만한 책은 아니다. 이런 말은 절대 절대 아니다. 충분히 괜찮은 소설이였다. 다만, 내 독서가 무척 한정적인 편이고 읽고 싶은 책이 줄을 서 있기 때문에, 아마도 독서모임에서 다루지 않았다면 읽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말이다.

 

일단 이 소설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눠있는데, 첫 부분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이고 두번째는 스웨덴이다. 둘다 잘 모르는 나라다. 이 소설이 단순히 배경만 그런게 아니라, 역사적인 사건을 기반으로 쓰여진것이라. 그렇다고 이 소설을 역사소설이나... 사실적인 소설은 아니다. 다만 역사적인 큰 사건이 나오며, 남아프리카의 흑인이 주인공이다보니 아무래도 남아프리카의 역사에 대해서 조금 알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 아쉬움이란게... 이렇다. 보통은 소설에서 역사적인 배경을 전혀 몰라도 상관없는게 작가가 자연스럽게 그런 역사적 배경이나 당시의 분위기를 잘 전달하기 때문인데... 이 소설도 초반엔 그런걸 잘 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중반부터 이 소설은 갑자기 스웨덴으로 무대가 옮겨지면서 문제가 생기는데... 마치 작가는 남아프리카 공화국 안에서의 주인공에 대해서 깊이 알고 싶지 않은것 같다란 생각까지 들었다. 그렇지 않다면 그녀를 왜 스웨덴으로 불렀을까? 내가 이 소설에 가장 불만인 것은 마치 작가가 이야기의 시작은 복잡미묘한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의 가장 소수자였던 흑인 소녀로 부터 시작하지만, 그래서 그 이야기가 본격적인 막을 올리려고 할때 난데없이 그녀를 스웨덴으로 데려가고 만다. 물론 이 부분이 소설의 전부라고 한다면 뭐라고 비판을 하겠냐만은.... 갈등이 시작되지만 그 해소가 좀 뭔가 어색하다는게 이 소설의 전체적인 느낌이다.

 

이것이 작가의 고유 스타일이다라고 한다면... 글쎄, 거기에는 어떤 불만이 있을 수 있겠는가? 다만, 수많은 다른 작가들의 좋은 작품들은 작가가 피해간 문제들을 좀더 내밀하게 다뤘는데 작가는 그것을 슬쩍 피해간듯 느껴지니... 그러므로 작가 역량의 문제가 아닐까? 마치 흑인 소녀를 스웨덴으로 망명시킨것 조차도 작가가 글을 쓰기 편하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이런 생각이 들면 소설의 사건이나 등장인물이 허구로 느껴진다. 사실 소설은 허구가 맞는데... 소설을 읽을 동안은 진실로 느껴져야 한다. 때문에... 이 소설의 최대 단점은 모든 이야기가 지나치게 꾸민듯한 느낌을 받으며 어떤 사건이 일어나도 크게 심리적인 동요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결국은 두리뭉실 잘 해결 되겠지, 실제로 그렇게 되었다. 앞서 말했듯이 난 이런 식의 느낌이 작가의 스타일인지, 아니면 북유럽, 아니면 스웨덴 소설의 특징인지는 잘 모른다. 이 책 한권을 읽었을때는 작가의 역량이 그것 밖에 되지 않는가? 하고 생각할 뿐이다.

 

소설은 유쾌했다. 초중반까지 몰입해서 읽을 정도로 사건이나 배경.. 등등 모든게 아주 좋았다. 중반부터는 집중력이 많이 떨어졌다. 솔직히 얘기해서 후반부에 가서는 좀 지겨웠던게 사실이다. 많은 작가들이 특수한 배경과 특수한 등장인물을 선택한다. 그런후 별난 사건이 생기고 그것이 어떻게 진행되고 어떻게 마무리되는지 탁월하게 묘사한다. 물론 많은 작가라고 했지만... 이 작가들은 꽤 글을 잘 쓰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이 소설은 중반 이후에 급격하게 긴장감을 잃는다. 결국에 가서는 스웨덴 만세!인가? 그런 느낌도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설은 여러면으로 번뜩이고 재치가 넘친다. 등장인물들, 사건들, 모두 흥미롭다. 중후반은 좀 많이 아쉽지만... 혹시나 이 서평의 서두에서 말했듯이 내가 지나치게 영미소설이나 한국 소설에 익숙해서 일지도 모르겠다.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5. 2. 2. 2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