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만년 만에 글 올려봅니다. 이 내용은 sparknotes.com을 참고해서 대략 작성한 겁니다.

알베르 카뮈와 부조리 철학(The absurd)

알베르 카뮈는 1913년 11월 7일 프랑스 식민지 알제리아(Algeria)에서 태어났다. 1차 대전 참전 중이던 아버지가 1914년 사망하여 카뮈, 형들, 어머니, 외할머니, 외삼촌(전신마비환자) 이 모든 식구가 방 2개짜리 아파트에서 매우 빈곤하게 생활했다. 온갖 알바를 하며 겨우 대학을 다녔지만 결핵 때문에 중퇴했고, 극심한 가난과 병의 고통이 훗날 작품세계에 큰 영향을 끼쳤다.

대학 중퇴 후 반식민주의 신문에서 정치부 기자로 활동하며 가난에 쩌든 알제리아의 참상을 알리는 글을 썼다. 1935-1938년에는 극단 (Théâtre de l’Equipe)를 운영하며 노동자 계층을 관객으로 하는 공연을 열었다. 2차 대전 중 파리로 이주해서 글을 통해 군사독일에 대한 저항운동을 주도했으며 지하신문 콩바(Combat) 의 편집장을 맡았다.

전쟁 중 파리에서 "부조리不條理 사상(the absurd)"이라는 철학을 일으켰다. 인생은 부조리, 불합리, 무의미하다는 사상으로 당시 전쟁으로 피폐해진 유럽의 많은 지식인이 동조했다. 나치의 공포정치와 학살을 목격하고 나니 인간의 존재를 깊이 회의하게 되어 존재 자체가 부조리하다(absurd =말도 안된다, 어처구니 없다, 황당무계하다)는 결론에 이른 것이다.

<이방인>(1942년)은 카뮈의 첫 소설로 뛰어난 스토리텔링을 통해 부조리 세계관을 극명히 드러낸다. 주인공은 감정적, 도덕적으로 메마른 청년으로 어머니가 죽어도 울지 않고, 신의 존재를 믿지 않고, 아무런 이유 없이 사람을 죽이며 결국 "위험인물"로 낙인찍혀 사형에 처해진다. 이 과정에서 그는 "세상의 예의바른 무관심(gentle indifference of the world)"을 받아들이게 되고, 담담히 자기 자신의 존재가 무의미함과 함께 자신을 처단하는 사회의 부조리함을 받아들인다.

카뮈의 부조리 철학관에 의하면 세상에는 도덕적 질서가 존재하지 않고, 인간 사회에는 어떤 타당성이나 자연적 근거가 없다. 그렇지만 카뮈가 세상을 무관심만으로 대한 것은 아니다. 인생에 "숭고한" 의미가 없는 것은 맞지만 그 때문에 반드시 인간이 절망으로 내달려야 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는 "차갑고 무관심한 세상" 속에서도 끝까지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믿음을 버리지 않은 진정한 휴머니스트였다.

1942년 한 해에 <이방인>과 <시시포스 신화>(철학 에세이) 두 작품을 발표하면서 문학적 명성을 확고히 다졌다. 이후 여러 소설, 희곡, 에세이를 내놓으며 더욱 심화된 부조리 철학을 펼쳤다. 대표작으로 소설 <페스트>(1947)와 <타락>(1956), 철학 에세이 <반역자>가 있다. 1957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고 3년 후 자동차 사고로 사망했다.

전쟁 후 혼돈에 빠진 유럽의 지식사회에서 카뮈는 정의와 인간성을 옹호하는 목소리였다. 때이른 죽음으로 짧은 삶이었지만 20세기 세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미쳤고, 픽션 작품의 문학적 가치는 물론 깊이 있는 철학을 펼친 사상가로서도 높이 평가된다.

<이방인>과 실존주의

<이방인>을 실존주의 작품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이는 부정확한 견해이다. "실존적"이라는 말은 포괄적 의미로 광범위하게 적용되다 보니 그 뜻을 제대로 모르고 아무 데나 갖다 붙이는 경우도 많다. 일반적인 의미로 "실존적"의 정의는 "세상 또는 인간(존재)에게 숭고한 의미란 없으며 세상에서 일어나는 현상에 논리정연한 이치가 없다"는 뜻이다. 즉, 인간의 생명에 추구할 만한 숭고한 목적이 없으며, 오로지 육체적(물리적) 존재 이상의 가치는 없다는 믿음이다. 그러나 철학 계파로서의 실존주의는 이러한 일반적 정의 차원을 넘어 보다 복합적인 사상을 담고 있다.

<이방인>의 사상은 일반적인 "실존적" 정의에는 부합하지만 실존주의 철학파와는 구별된다. 저자 카뮈도 <이방인>에 "실존적"이라는 말을 연결하는 것을 거부했다. 따라서 <이방인>은 실존주의가 아니라 부조리 사상의 관점에서 분석하는 것이 옳다. "부조리 철학"은 카뮈가 직접 붙인 명칭으로 이 사상을 염두에 두고 읽으면 <이방인>을 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다.

<이방인>이 카뮈의 부조리 철학의 정수를 보여주는 작품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이 작품이 소설이며 철학논문이 아니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독자는 <이방인>을 읽으면서 근본 사상뿐 아니라 등장인물 묘사, 스토리 전개, 산문 스타일 등 문학적 요소에도 주목해야 한다. 소설 작품에서 철학 사상은 책 내용과 따로 떼어낼 수 없고, 어디까지나 책 내용의 이해를 돕는 도구로 사용되어야 한다.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5. 6. 24. 19:39